딸에게 매일 독약을 먹인 엄마, 왜? 안치용의 영화리뷰(영화평) ‘런(RUN)’ – 유튜버 추천




유튜버 영상 출처


한정된 공간, 단순한 관계의 한정된 인물로 스릴러를 만들어낸다면 영화 ‘런(RUN)’이 거의 최대치의 스릴을 구현하는 데 성공한 작품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정적인 스릴러로 스릴의 동학을 힘있게 가동하려면 전편을 장악하는 긴장을 만들어내고 동시에 강약의 리듬 속에 정밀하게 구조화하여야 하며, 확실하고 개연성 있게 미스터리를 해소하면서 흥미로운 반전을 준비해야 한다. 비유로 이야기하면 얼음이 언 호수를 건너야 하는데, 얼음의 두께가 얇아 언제 깨질지 모르고 사방에서 끊임없이 금이 가는 가운데 어렵사리 건너편에 도달하는 이야기이다. 또한 저편에 도달하는 순간에 맞춰 호수의 얼음이 일제히 깨져야 한다. 호수의 수면 역할을 한 얼음이 사라지며 물속에서 건넘의 의미를 환기할 무엇인가가 떠오르면 금상첨화겠다.

‘런’에서 행위의 주역은 클로이이지만 영화 속의 모든 상황을 구성한 이는 다이앤이다. 전문용어로 그것을 무엇으로 부르든 다이앤의 병리적 심리가 영화를 구성한 허위와 곤란을 창안한 원동력이었다.

결말의 평범한 예외는 영화 전편(全篇)에 펼쳐진 극단적 예외를 결과론으로 순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절대의존 관계에서 지배자로 위치를 역전한 클로이의 행태는 복수일 수도 사랑일 수도, 아니면 그 어느 중간지점이거나 설명되지 않는 결핍과 욕망의 심리 방정식일 수도 있다. 인간이 어느 정도는 언제나 병리적이며, 선과 악의 흐릿한 경계에서 도덕과 욕망을 조화하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성찰은 사실 부수적인 것이고, ‘런’은 주로 재기발랄한 미스터리 스릴러로서 정체성을 표출하는 데에 집중했지 싶다.
by 안치용 영화평론가

개봉 : 2020.11.20
감독 : 아니쉬 차간티
출연 : 사라 폴슨, 키에라 앨런
등급 :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 90분

#런#RUN#아니쉬차간티